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당초 제시했던 가격에 트위터를 다시 인수하기로 했다.
머스크의 인수 번복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급등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는 4일(현지시간) 머스크가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머스크가 회사 측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그는 트위터에 인수 계약 파기 관련 소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440억달러(약 62조원) 규모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원래 인수 가격인 주당 54.20달러에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소송 취소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석 달 만인 7월 돌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트위터가 계약 이행 강제 소송을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기해 오는 17일부터 관련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머스크가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트위터가 제기한 소송 재판에서 승산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와 트위터가 이판사판식 법정 싸움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위터가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양측은 재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 측은 가짜 계정 문제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으나, 이를 재판에서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위터 변호인단은 머스크가 주식시장 침체로 트위터 인수금액이 440억달러보다 낮아지자 계약을 파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22% 급등하며 52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장중 한때 트위터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CNN은 “이번 인수 실랑이의 승자는 트위터 투자자와 양측을 변호한 변호사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라고 논평했다.
WSJ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최근 수개월간 트위터에 5억달러를 투자해 이번 주가 상승으로 2억5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외신들은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으로 트위터에서 퇴출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복구도 점쳤다.
뉴욕타임스는 “트위터가 트럼프를 차단한 것은 실수”라고 했던 머스크의 최근 발언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