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여행업계와의 제휴‧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해외여행 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청구 할인부터 해외여행과 관련된 특별 혜택을 담은 카드 출시, 무이자 할부‧프로모션까지 지원 범위도 넓어졌다.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무이자 할부를 비롯한 마케팅 비용, 실적에 따른 여행사 인센티브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당시만 해도 각종 대외여건 악화로 압박이 컸던 상황 속에서 금액이 굵직한 여행시장을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외여행과 관련된 소비가 늘어나자 실적을 키우기 위한 마케팅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주요 카드사들은 내부적으로 여행사 제휴‧프로모션을 담당하는 팀을 재정비하고 인력도 보강하는 등 업무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여행 시장에서 결제 금액이 상당한 만큼 카드사들도 각각 자사의 볼륨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는 신용카드사들과의 제휴가 실질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카드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진행 비용은 여행사와 공동으로 나누어 부담하고 있지만 종종 지원을 더 받기도 하고 카드 수수료를 일정기간 면제해주거나 인하해주는 등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또 무이자 할부나 특별 할인 등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도 늘어나며 결제로 빠르게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한 글로벌 OTA 관계자는 “올해 한 카드사와 함께 자사 전용 혜택을 담은 신용카드를 출시했는데 발급량도 기대 이상으로 많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만큼 내년에는 카드 제휴 확대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신용카드사들은 여행사들의 실적과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카드사들 역시 한정된 예산과 줄어든 인력으로 여러 여행사들과 제휴‧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지원이 늘어나긴 했지만 조건이 다소 까다로워져 모든 여행사들에게 골고루 지원을 늘렸다고 볼 수는 없다”며 “주로 BSP 실적에 따라 규모가 큰 여행사 중심으로 밀어주고 있는 상황이라 실적이 뒤쳐질 경우 지원을 받기에는 더 어려운 구조가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8월31일 발표한 거주자의 2분기 카드(신용‧체크‧직불카드) 해외 사용 실적은 46억5,000만달러로 2019년 4분기(48억8,300만달러)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