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가치가 860원대로 떨어지며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점을 갱신했다. 엔저를 바라보는 표정은 엇갈렸다.
올해 900원대를 유지하던 엔화가 800원대로 하락했다. 11월9일 오후 3시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7.59원으로 10월31일 이후 줄곧 8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매매기준율 기준 11월6일에는 867원까지 내려갔으며, 11월8일에는 863.44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일본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은 엔화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환전에 적극적이다. 900원에 환전했던 여행객들도 소위 ‘물타기’를 하며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여행객들이 계획에 없던 일본여행을 준비하는 등 일본여행이 엔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웃바운드 여행사 수익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패키지 여행사는 원화로 상품을 판매하고, 랜드사에 정산할 때는 엔화로 정산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 또는 개선된다. 현재는 엔저 현상으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진행했던 행사를 정산할 때 수익성이 기대된다”라며 “일본은 FIT 수요가 높기 때문에 예전처럼 큰 반사이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엔저 현상으로 홈쇼핑 전환율 상승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항공사 또한 여행 수요가 높아지는 12월을 기대하고 있다.
랜드사는 여행사처럼 환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엔화로 정산하기 때문에 그날 환율을 적용해 비용을 청구한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여행사는 원화로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랜드사는 환율에 맞춰 엔화로 받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여행 경비도 예전과 다르지 않다. 엔화 가치는 급락했지만, 일본 현지 물가는 상승해서다. 또 다른 랜드사 관계자는 “엔화가 저렴해서 일본으로 여행을 많이 가지만, 현지 물가가 많이 올라 여행 경비는 예전과 비슷하다”라며 “오히려 인력 부족으로 현지 지상비가 상승해 곤란하다”라고 밝혔다.
인바운드 업계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미칠 악영향과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높아졌지만, 다행히 현재까지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는 큰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아웃바운드 부문과 달리 인바운드 업계는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일본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는 “환율 때문에 패키지 모객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FIT를 담당하는 인바운드 여행사에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라며 “지상비를 엔화로 받기 때문에 환차손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