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공휴일이 자리한 5월을 코앞에 두고도 여행사들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공휴일과 주말, 여기에 유급 휴가를 사용하면 긴 연휴가 가능하지만 여행 수요는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를 앞둔 인바운드 여행사들도 분위기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5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행업계는 연휴 특수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 픽사베이 


상승세는 상승세인데…연휴 특수는 ‘긴가민가’


올해 황금연휴는 4월27일 토요일부터 근로자의 날(5월1일), 어린이 날 대체공휴일(5월6일)까지 4일 유급 휴가 사용시 10일의 긴 연휴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장거리 지역 예약률은 평소보다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4월26일~27일 기간 출발하는 유럽‧미주‧남태 지역의 예약 비중이 17%로 전주(4월19일~20일) 13% 대비 4%p 높고 문의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라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있다”라고 3월27일 설명했다. 한진관광도 연휴 기간 유럽 지역의 상승세가 뚜렷한데 그중에서도 서유럽 비중이 가장 크고 동유럽, 지중해 순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 중국 여행수요도 상승세를 탔다. 1~3월 기준 하나‧모두투어의 중국 비중은 동남아시아와 일본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았는데 4월26일~27일 출발하는 모두투어의 예약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18%)이 일본(17%)을 넘어섰다. 하나투어는 특히 연휴 기간 장자제(장가계)를 주목했다. 3월말 기준 하나투어의 4월27일~5월6일 사이 중국 상품의 예약 비중이 17%로 이중 장자제(장가계)가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뚜렷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예약률은 평소보다 소폭 늘어난 정도로 ‘특수’라고 하기엔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지역에 크게 집중된 상황에서 연휴 출발 프리미엄이 붙은 비싼 가격을 크게 선호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2월 설 연휴도 4일로 짧았는데 평소에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단거리 지역을 굳이 연휴에 선택하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고물가로 비용 부담이 적은 단거리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영향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가정의 달로 가족단위의 여행 수요가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올해 연휴에는 4월 총선으로 한동안 묶여있던 공무원 가족이나 해외연수 등의 수요에 더 기대가 모이고 있다.


중국인들의 방한여행은 증가하고 있지만 저가 패키지에 수요가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픽사베이 
중국인들의 방한여행은 증가하고 있지만 저가 패키지에 수요가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픽사베이 


중국 | 한국 여행, 비싸서 포기?


올해는 중국인의 한국단체여행이 허용된 뒤 맞는 첫 노동절 연휴다. 올해 중국 노동절 연휴는 5월1~5일까지로 총 5일간 쉰다. 트립닷컴은 3월 말 기준 한국의 황금연휴인 4월27일~5월6일 방한 외래객 수치는 지난해 연휴 대비 362%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 한국을 많이 방문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캐나다 순으로 서울 여행이 가장 인기 있고, 제주, 부산, 인천이 그 뒤를 이었다.


방한여행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전담여행사들이 노동절 연휴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행 수요가 자유여행으로 이동했고 한중 관계 악화로 과거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어려워서다. A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중국인의 방한여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노동절 방한여행 수요가 예전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치솟은 한국 물가도 모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B전담여행사 관계자는 “5월 문의는 들어오고 있으나 유치 성사율을 파악하기 어렵고, 중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모객은 예전보다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물가가 비교적 크게 오르지 않아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가격대를 찾는 중국인 여행객의 가격 저항선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수요는 주로 저가 단체 패키지여행으로 쏠려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힘들다는 곡소리가 많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개별여행 트렌드화로 노동절 연휴를 포함해 홍보 캠페인인 ‘자유롭고 즐거운 한국여행’을 3월22일부터 3개월간 추진한다. 한국관광공사 이현진 중국팀 팀장은 “노동절 연휴는 짧기 때문에 환대 분위기 조성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노동절 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여름방학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도록 상반기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스피디아가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골든위크 인기 해외여행지로 서울이 1위에 올랐다. 사진은 홍대입구역 주변 경의선 숲길공원 / 여행신문 CB 
익스피디아가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골든위크 인기 해외여행지로 서울이 1위에 올랐다. 사진은 홍대입구역 주변 경의선 숲길공원 / 여행신문 CB 


일본 | 서울 여행, 자유롭게 갈게요!


올해 일본의 골든위크는 4월27일 토요일부터 29일 ‘쇼와의 날’까지 3일, 5월3일(헌법 기념일)부터 5월6일(어린이날 대체 공휴일)까지 4일로 2회의 연휴로 나뉜다. 3일의 유급휴가 사용시 총 10일의 장기 연휴가 가능하다.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 자료에 따르면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의 해외여행 검색량이 전년대비 136% 상승,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골든위크 기간 전통적으로도 한국 여행 수요가 적었다고 입을 모았다. 긴 연휴인 만큼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실제로도 JTB, HIS 등 현지 여행사들은 골든위크 특전으로 하와이,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집중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의 회복세가 더딘 탓도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일본인은 약 231만명으로 2019년 약 327만명의 70.6% 수준에 머물러 있다. A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인들은 엔화 약세로 해외여행에 비용 부담이 더 큰 만큼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골든위크 특수도 체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패키지 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현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익스피디아가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골든위크 인기 해외여행지로 서울이 1위에 꼽힐 만큼 일본 여행객에게 한국은 인기 여행지로 여겨진다. 하지만 B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인의 자유여행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번 골든위크에 풀 패키지 상품 문의는 늘고 있지 않지만 데이투어, 체험권 등 개별여행 상품의 판매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바운드 여행업계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일본 시장은 골든위크 연휴보다 여름방학 시즌 또는 9월 실버위크에 한국 여행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


송요셉 기자 yosep@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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