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에 속하는 괌‧사이판‧하와이 섬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 공급의 회복세가 비교적 더디고 수요 또한 기대치를 밑돌아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하계시즌 주당 국제선 운항횟수는 2019년의 98%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지난 동계시즌에는 약 93%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모든 노선이 고르게 회복세라고 볼 수는 없다. 한국인 여행객의 인기 목적지인 괌‧사이판‧하와이 노선의 회복률은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출발+도착 기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출발+도착 기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괌‧사이판‧하와이 노선 출‧도착 운항편수는 각각 1,475편, 618편, 519편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2019년 1분기 대비 하와이 노선의 회복률이 71.8%로 그나마 가장 나은 편에 속했다. 세 곳 중에서는 괌 노선에 가장 많은 여객기가 투입됐지만 2019년 1분기 대비 회복률은 63.3% 수준으로 세 지역 중 가장 낮았다. 2019년 당시 항공사들은 인천을 비롯해 김해, 대구, 청주, 무안까지 지방공항에서도 괌 노선을 활발하게 오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 괌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공항은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두 곳에 그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사이판 노선의 경우 2019년 1분기의 95.8%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2018년 11월 태풍 위투(Yutu)의 여파가 이듬해 1분기 항공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며 나타난 기저효과라 동일한 비교는 어렵다. 다만 태풍 여파가 대부분 회복된 2019년 4분기 항공 운항편수(943편)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65.5% 수준이다. 사이판 노선은 지난해 1분기(382편)에 비해서는 운항편수가 크게 늘었지만 작년 동계시즌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빠진 타격도 적지 않다. 현재 사이판 노선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만 운항하고 있다.


괌 에메랄드 밸리 풍경 / 여행신문 CB 
괌 에메랄드 밸리 풍경 / 여행신문 CB 


항공 공급의 더딘 회복은 특히 괌‧사이판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괌‧사이판의 방문객수는 항공 공급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괌‧사이판 인바운드 여행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여행사들도, 현지 호텔들도 한국 시장의 더딘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 괌 현지 호텔 관계자는 “방문객수가 크게 줄었다기보다는 기대감에 비해 수요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1~2월까지는 겨울 성수기로 그럭저럭 넘겼지만 3월과 4월 비수기의 체감온도는 평소보다 급격하게 떨어진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호텔들 간의 눈치 싸움도 감지됐다. 객실 요금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여러 호텔들이 작년에 비해 객실 요금을 조금씩 인하하는 분위기라 가격 경쟁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행업계는 괌‧사이판‧하와이 노선의 회복이 더딘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인 여행객들의 수요가 일본과 베트남에 쏠리면서 항공사들의 노선 전략도 해당 지역으로 집중됐고, 고금리 장기화로 일상 속 경제적 부담도 커졌는데 미국령에 속하는 세 섬들은 다른 휴양지들에 비해 환율도 1,300원대로 높고, 현지 물가도 크게 올라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호텔이나 어트랙션, 액티비티 등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한편 괌‧사이판‧하와이 노선의 탑승률은 80%대다. 지난해 이들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각각 81.5%, 83.1%, 82.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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